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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유진숙] 길 위에서 만난 풍경, 마음을 씻고 달래다
- 유진숙 프로필 * 시인 겸 수필가 * 저서 강아지풀 외 2권, * 문인대사진 및 동인지 다수. * 각종 문학상 다수 1일 차: 영주의 불심(佛心)에서 속초 밤바다의 위로까지 아침 7시, 아직 새벽의 푸른 기운이 가시지 않은 양산을 뒤로하고 남편과 함께 차에 올랐습니다. 일상의 소란함을 잠시 내려놓고 떠나는 길, 차창 너머로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마주할 여정들을 마음속으로 그려보았습니다. 길은 우리를 이끌고 경상도를 지나 충청도로, 그리고 마침내 강원도까지 이어지는 긴 호흡의 여행이었습니다. 첫 목적지인 영주 부석사에 들어서니, 천년의 세월을 품은 사찰 특유의 아늑함과 고요함이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마침 다가오는 초파일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도량 곳곳에는 오색 빛깔의 연등이 화사하게 장엄되어 있어 사찰의 고즈넉함 속에 따스한 생기가 돌고 있었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걸어 올라 마침내 마주한 무량수전. 안양루 아래를 지나며 바라본 소백산맥의 능선은 마치 잔잔한 바다의 파도처럼 겹겹이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부처님 앞에 나아가 정성스레 준비한 삼베를 올렸습니다. 거친 손길로 정성을 다해 짜였을 삼베의 서늘하면서도 따스한 감촉이 손끝에 닿을 때, 마음속에 묵혀두었던 해묵은 잡념들이 서서히 씻겨 내려가는 듯했습니다. 이어 초파일을 기념해 가족들의 이름이 나란히 적힌 등(燈) 하나를 정성스레 달았습니다. 올 한 해도 우리 가족 모두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를, 서로의 앞길이 이 등불처럼 밝고 평안하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빌었습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서서 바람에 살랑이는 연등과 사찰 관내를 가만히 거닐며, 세월의 무게를 견뎌낸 목조 건물들의 아름다움과 그곳에 깃든 침묵의 가르침을 마음에 깊이 새겼습니다. 부석사를 떠나 찾아간 곳은 제천의 청풍호였습니다. 넓고 푸른 호수를 품은 청풍호에서 유람선에 몸을 실었습니다.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배 위에서 마주한 풍경은 한 폭의 거대한 산수화였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옥순봉의 수려한 자태와 거북이를 닮았다는 구담봉의 기암괴석들이 호수 위로 당당하게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자연이 오랜 시간 동안 바람과 물로 빚어낸 예술품 앞에 인간의 언어는 그저 작아질 뿐이었습니다. 아찔하게 이어지는 옥순출렁다리를 건너며 호수 위를 걷는 듯한 짜릿함과 함께, 자연의 경이로움을 온몸으로 만끽했습니다. 그러나 여행의 발길이 영월의 청령포에 닿았을 때, 청풍호의 활기찼던 마음은 이내 가라앉았습니다.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이고 한쪽은 험준한 절벽으로 가로막혀, 배를 타지 않고는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천혜의 감옥. 그 외로운 섬과 같은 곳으로 배를 타고 건너가는 짧은 시간 동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겨우 열여덟, 인생의 가장 푸르고 찬란해야 할 나이에 왕의 자리에서 끌려 내려와 이곳에 갇혀야 했던 어린 임금 단종. 그 소년 왕이 겪었을 두려움과 고독, 그리고 서러움이 청령포의 울창한 송림 사이사이에 그대로 배어있는 듯했습니다. 서강의 물소리는 마치 그날의 울음소리 같았고, 굽어진 소나무들은 어린 임금을 향해 절을 마지않던 충신들의 모습처럼 애처로웠습니다. 가로막힌 자연 속에서 그가 마주했을 고충과 절망을 생각하니 가슴 한구석이 먹먹하고 아려왔습니다. 역사의 비극이 남긴 잔상이 발길을 쉽게 돌리지 못하게 붙잡았습니다. 청령포의 아린 여운을 가슴에 품은 채, 우리는 다시 차를 몰아 대관령을 넘고 숨 가쁘게 달려 드디어 속초에 도착했습니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속초의 바다는 낮 동안 마주했던 수많은 감정들을 묵묵히 받아 안아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양산에서 출발해 영주의 깊은 불심 속에 가족의 안녕을 빌고, 청풍호의 빼어난 비경에 감탄하다가, 청령포의 슬픈 역사에 눈물짓기까지. 남편과 나란히 걸으며 나눈 이 하루의 길은 단순히 거리를 이동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씻고, 채우고, 또 달래는 깊은 여정이었습니다. 거친 파도 소리가 가슴을 파고드는 속초의 밤, 밀려왔다 밀려가는 밤바다를 바라보며 오늘 마음에 담은 풍경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긴 여행의 첫 장을 따뜻하게 덮고 속초에서 편안한 여정을 풀었습니다. 2일 차: 고성 통일전망대, 분단의 벽 앞에서 안녕을 묻다 속초에서 맞이한 둘째 날의 새벽은 낮게 가라앉은 구름으로 가득했습니다. 끝내 떠오르는 해를 보지 못한 채 아쉬운 아침을 맞이했지만, 밤새 든든한 위로를 건네준 속초의 바다를 뒤로하고 서둘러 숙소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2일 차 여정은 고성에 있는 통일전망대로 향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출입신고서에 도착해 신분증을 제시하고 기록을 마친 뒤, 안보교육관으로 향했습니다. 짧은 영상 관람과 안보 강의를 들으며 가슴 한편이 숙연해졌습니다. 민통선 차량 이동 안내를 숙지하고 통문에서 신분증을 한 번 더 확인받은 뒤에야 비로소 전망대 주차장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차를 대고 전망대를 향해 오르는 5분 남짓한 길, 묘한 긴장감과 감회가 교차했습니다. 지구상에서 같은 민족끼리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토록 철저히 나뉘어 살아가는 나라가 또 있을까. 분단국가의 서글픈 현실이 온몸으로 체감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전망대에 서서 마침내 북녘땅을 눈앞에 마주했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지척에 두고도 더이상 한 발자국도 올라갈 수 없다는 현실이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구름 낀 하늘 사이로 아스라히 모습을 드러낸 북한의 해금강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이 막힌 길이 뚫리고 마침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염원이 간절해졌습니다. 단종의 고독이 서린 청령포에서 느낀 먹먹함이 이곳 통일전망대의 분단 현실로 이어져 마음의 파도가 크게 일었습니다. 원래는 강원도를 거쳐 서해안까지 긴 여정을 이어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늘도 숨을 고르라는 듯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쉽지만 이번 여행은 여기서 접고, 우리의 안식처인 양산 집으로 돌아가기로 남편과 뜻을 모았습니다. 1박 2일의 짧고도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집은 변함없이 아늑했습니다. 경상도에서 충청도, 그리고 강원도의 끝자락까지 달렸던 길 위에서 우리는 영주의 깊은 불심을, 제천의 빼어난 비경을, 영월의 슬픈 역사를, 그리고 고성의 분단 아픔을 목격했습니다. 그 길 위에서 만난 풍경들은 일상에 지쳐있던 우리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고, 위로하며, 또 단단하게 달래주었습니다. 비록 빗줄기에 발길을 돌렸으나, 속초 밤바다의 파도 소리와 마음에 아로새긴 풍경의 잔상은 앞으로의 일상을 살아갈 따뜻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포토슬라이드 뉴스1 / 2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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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여성연극제 개막
'제8회 여성연극제'가 대학로 민송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다. (사)한국여성연극협회(이사장 강선숙)는 오는 9월 24일까지 기획전, 연출가전, 작가전, 세대공감전 등 총 5팀의 공연과 전시를 선보인다고 최근 밝혔다. (사)한국여성연극협회가 주최해온 연극제는 올해로 8회를 맞았다. 이번 연극제는 (사)한국여성연극협회의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아 그 어느 해 보다 탄탄한 공연과 전시를 마련했다. 총연출은 최명희 예술감독이 맡았다. 제8회 여성연극제는 여성의 이야기와 함께, 인간 삶에서 죽음까지 광범위한 지평을 펼쳐 나간다. 특히 작가전과 연출가전은 공모를 통해 참여자를 선정했다. 신진 연극인들에게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펼치는 데 목적을 뒀다. 기획전 ‘삼ㅇ삶(緣)’은 박다시 작가와 이정하 연출의 작품이다. 연출가전 ‘우리는 논개의 얼굴을 모른다’는 김지식 작가와 왕정민 연출의 작이다. 작가전 ‘노파의 오찬’은 강추자 작가와 박연주 연출의 작품이다. 또 한편의 작가전 ‘혜석의 이름’은 황수아 작가와 방혜영 연출의 작품이다. 세대공감전 ‘모나드 모나스트리’는 김나정 작가와 송미숙 연출의 작품이다. 부대행사로는 무대미술전 '이동민의 분장畵'와 '시민독백대회'가 마련됐다. 민송아트홀 로비의 무대미술전은 분장디자이너 이동민의 작품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시민독백대회는 희곡이나 영화, 드라마의 한 장면, 또는 들려주고 싶은 나의 이야기를 배우가 돼 관객들 앞에서 들려줄 수 있는 기회다. 1994년 창립된 한국여성연극협회는 극작, 연출, 배우, 평론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한국 여성 연극인들의 활발한 활동의 장 역할을 해 왔다. 2021년 3월 8일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 여성극작가전의 명칭을 제6회부터 '여성연극제'로 명칭을 바꾸고 축제를 확장했다. 예매는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플레이티켓에서 할 수 있다. 평일 오후 8시, 토·일요일은 오후 3시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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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충장축제 버스킹-'날개 없는 천사' 품바 문화의 새물결-무브먼트로 주목
[알파데일리 유상철 기자] 품바탄생 40주년이었던 2021년, 문화그룹 아크라와 함께 시작한 미디어-'으랏차차 코리아 팔도무브먼트'(박영호 피디) 부산 KBS홀 40주년 기념공연, 퍼포먼스 드라마 -'머시 꺽정인가'에 이어 이번 광주 충장축제 (2022, 10월 16~17일) 금남로 제2무대에 올려졌던 버스킹-'날개 없는 천사'는 품바 문화의 새물결-무브먼트로 주목 받았다. 미스트롯, Hello 트롯 등 TV프로에서 뛰어난 가창력으로 화려한 스포트를 받았던 故김시라 선생의 딸이며 가수이자 뮤지컬배우인 김추리 양의 새로운 MZ 품바타령-'오,자네 왔능가! /머시 걱정인가!'를 품바그룹 지천태(리더 김현재 외)와 함께 새롭게 선보이면서 관객들의 열광적인 박수 갈채를 받았다. 연극 품바의 작가이자 연출가, 품바문화의 창시자인 김시라 사후 21년, 연극 품바 탄생 41년(since 1981)이 됐다. 품바는 전라남도 무안에서 작은이라 불리웠던 각설이 왕초의 삶과 그의 타령을 모티브로 故김시라 선생이 창작한 예술작품이다. 즉 각설이들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켜 오늘날 문화의 한 장르로 탄생됐던 것이다. 거리에서 무대로, 무대에서 다시 거리로 연극 품바는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7080 시대에 작가가 깨어있는 지역 청년예술인들을 모아 인의 예술회를 조직, 활동하면서 억압받는 민중들을 대신해 인간의 존엄성을 외치면서 인권운동으로 출발했다. 극단 가가의회 박정재 대표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혼란한 지금, 오늘 이 시대에, 그 시절 그 정신을 이어 받아 이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메신저의 모습으로 품바가 재탄생되기를 바라는 의도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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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춘천시립국악단 특별기획공연 ‘변화(變華)’ 개최
[알파데일리 유상철 기자] 춘천시립국악단(예술감독 이유라)의 특별공연이 오는 9월 16일(금) 오후 7시 30분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된다. 춘천시립국악단의 첫 번째 특별기획공연이자 두 번째 공식 공연으로 “변화(變華)-변하여 꽃이 되다”라는 주제와 함께 춘천 소리를 시작으로 강원 소리, 경기민요 그리고 창작 국악 등 국악이 풍기는 고유의 매력뿐만 아닌 다양한 시도를 통해 대중성을 이끌어 내고자 전통 공연뿐 아니라 퓨전 국악 등 국악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춘천시립국악단 특별기획공연에 함께할 제작진으로 2015년도 네이버 뮤직 선정 올해의 재즈 드러머 부문 수상 및 2018년도 서울시장 표창 수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과 함께 활발히 활동 중인 한웅원 음악감독과 더불어 우리 겨레 젊은 국악 프로젝트팀이자 춘천 민요 동호인으로 구성돼 있는 여음천하(餘音天下, 대표 : 이혜정) 민요 단체도 함께 출연할 예정이다. 춘천의 소리 메들리(춘천 아라리, 춘천 목화따는 소리, 춘천 논 매는 소리) 등 강원도 고유의 소리를 전자 음악 효과와 락이나 레게, 힙합 리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요소를 채택해 퓨전국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춘천시립예술단 홈페이지를 보면 된다. 입장료는 일반 1만원(학생 및 경로 50%, 춘천시민 30% 할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