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겨울 숲에서 다시 다진 약속
[알파데일리 강동환 기자] 양산숲길보전회(회장 심상도)는 지난 1월 25일 오전 9시, 양산 다방동 마을회관 앞에 집결해 1월 정기 일정을 시작했다. 회원들은 다방동 야생차나무 군락지를 찾아 정기 답사와 함께 산지 정화 활동과 신우대 정리 작업을 진행했으며, 자연과 숲의 의미를 되새기는 헌다제(獻茶祭)를 봉행했다.
양산시 북정동 정성순대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제8회 정기총회를 열었으며, 이날 답사 및 총회, (사)에버그린본부 전현수 회장외 회원들이 함께해 숲길 보전과 생태문화 확산에 대한 공감과 연대의 뜻을 나눴다.
양산숲길보전회는 2014년 7월 17일 창립 이후 숲길 답사와 환경정화 활동을 중심으로 지역의 자연과 역사를 지켜온 시민 환경단체다. 현재 밴드 회원 795명, 정회원 40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월 넷째 주 일요일 숲길 답사와 환경정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천성산 미타암 스토리텔링 안내판 설치,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 산불 예방 캠페인, 북한이탈주민 돕기 실천 등 활동 영역 또한 폭넓다.
이날 양산의 날씨는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했으나, 겨울철 특유의 건조함으로 토양은 단단히 말라 있었다. 겉보기와 달리 발밑의 흙은 쉽게 미끄러워 작업 환경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다방동 야생차나무 군락지 헌다제를 앞두고 신우대와 칡덩굴을 제거하는 산지 정화 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지속적인 실천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이고 투명한 재정 운영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기천 이사가 톱과 장갑, 등산화로 단단히 무장한 채 예초기를 준비해 신우대를 정리했고, 강동환 이사는 톱과 삽, 호미, 괭이 등 다양한 농기구를 들고 신우대 뿌리까지 캐내며 작업을 보탰다. 말라붙은 땅 위에서 이어진 이 모든 과정의 중심에는 야생차나무 군락지를 온전히 보전해 후대에 전하고자 하는 심상도 회장의 의지와 실천이 있었다.
흙먼지가 묻은 등산화와 장갑 낀 손에 쥔 낫과 톱은 말보다 먼저 움직였다. 신우대를 베고 뿌리를 들어내는 회장의 발걸음에는 자연을 향한 책임감과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의 결연한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신우대 정리 작업은 다방동 차신(茶神)에게 올릴 헌다제(獻茶祭)를 준비하는 과정이자, 자연과 맺은 약속을 회장이 몸으로 먼저 실천하며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헌다제(獻茶祭)는 정중한 형식 속에서 깊은 의미를 담아 진행되었다. 심상도 회장의 주관 아래 김숙희 회원이 차 준비와 진행을 맡아 헌다제의 흐름을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이끌었다. 회원들은 야생차나무 군락지 앞에 정성스럽게 차를 올리며, 오랜 세월 이 땅을 지켜온 자연의 생명력과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 자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더불어 회원 개개인의 건강과 안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겼으며, 각자의 일터와 사업의 평안한 발전, 가정마다 화목과 안온이 깃들기를 바라는 공동의 염원도 함께 담겼다. 단순한 답사나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전통적 가치를 되새기며 회원 상호 간의 안녕과 연대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총회는 약 40여 명의 회원이 참석했으며, 지역 사회 주요 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져 자리를 더욱 뜻깊게 했다. 행사에는 곽종포 양산시의회 의장과 이용식 경상남도의원, 한옥문 전 양산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정숙남·공유신·성용근 양산시의원, 김경우 양산시 산림조합장, 전현수 에버그린 환경본부 회장, 권동억 경남시각장애인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총회를 빛냈다. 또한 윤영석 국회의원의 축전이 조상현 사무국장의 소개로 전달되며 정기총회의 의미와 격을 한층 더했다.
양산숲길보전회가 지난 10여 년간 이어온 숲길 보전 활동과 시민 주도의 환경운동이 지닌 가치에 대한 격려가 이어졌다. 특히 다방동 야생차나무 군락지 보전 활동과 헌다제가 지닌 생태·문화적 의미에 깊은 공감이 전해졌고, 산림 보전과 자연 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협력 의지도 함께 확인됐다.
유공 회원 표창장 수여식은 이날 총회의 핵심 장면이었다. 양산시의회 의장 표창, 국회의원 표창, 경남도의회의장 표창, 경찰서장 감사장, 양산시 산림조합장상, 지역 금융기관 및 대학 총장 표창, MG물금새마을금고 표창 등이 차례로 수여되며, 현장은 묵묵히 땀 흘려온 회원들의 노고가 공식적으로 기록됐다.
또한 조국영 도예가, 김진량 도예가, 신인요 이덕규 도예가의 작품이 유공 회원들에게 기념품으로 전달되며 지역 예술인과의 연대 또한 따뜻한 울림을 더했다. 박수 소리는 단순한 축하를 넘어 서로의 헌신을 인정하는 공동체의 언어였다.
조상현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총회는 결산 보고와 향후 활동 계획을 공유하며 차분하게 마무리되었다. 코로나19 시기 집합 제한으로 정기총회를 정상적으로 열지 못했던 시간을 지나, 회원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맞대고 활동을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날의 만남은 더욱 뜻깊었다. 다방동 헌다제를 무사히 마치고 정기총회까지 성황리에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꾸준한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심상도 회장은 혹독한 겨울 추위 속에서, 숲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이날의 기록이 단체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다방동 야생차나무 군락지, 시작된 작은 손길은 총회장의 박수와 격려로 이어졌고, 그 마음은 다시 숲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자연을 지키는 일은 하루의 행사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계절을 건너 이어지는 약속이며, 양산숲길보전회는 앞으로도 이 약속을 묵묵히 실천해 나갈 것이다.
